2013.05.06 11:08

부처님 오신 날 말씀

조회 수 4114 추천 수 0

연꽃.png



꽃비가 흩날리고 녹음이 방창한 시절입니다. 싱그럽고 평화로운 봄날 신심깊은 여러 불자님들과 함께 불기 2557년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날이 어떤 날 입니까?


우리는 산천에 벚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붜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날을 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오늘.

하양 눈가루 꽃을 공양 올리는 층층이 나무와 함께 아기 부처님 탄신을 기뻐하고 감사드리는 법요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법요식을 올리 때 마다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부처님 오신날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사유하게 됩니다.


떨어진 꽃잎처럼 가신님은 영영 볼 수 없는 님이지만 뜨는 해처럼 오시는 님은 환히 볼 수 있는 님이어야 합니다.

사월초파일은 부처님께서 밝고 따뜻한 태양처럼 우리 곁에 오시는 날입니다. 그러니 해맞이 하는 사람들이 더오르는 태양을 보듯이 부처님을 맞이하는 우리들도 그렇게 오시는 부처님을 환희롭게 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부처님께서오시는 사월초파일 날, 부처님을 뵈었다는 불자가 많지 않은 것은 무었일까요?


그것은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를 알지 못하면서 부처님을 뵈려고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꽃이 어떤 꽃인지 모르는 사람이 연꽃을 본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과도 같습니다.


어떤 스님이 협산선사에게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어떤 분입니까?


선사가 대답했습니다.


"주인도 없고 손도 없는 분이니라"


주인도 없고 손도 없다니 무슨 말입니까?


욕설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욕설을 듣는 주인인 내가 있고 손인 너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욕하는 너나 그것을 듣는 나가 꿈이요 허깨비요 물거품이요.

그림자임을 잘 아셔서 삶이 늘 평하롭고 청정한 님이라는 말씀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니 너니 하는 분별을 떠나면 여러분도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한 순간도 놓아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또한'너'라는 것은 참으로 있는 실체가 아니라 학습된 관념이요 타고난 습관에 의한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도를 전해 주시고자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2557년 부처님 오시 날을 맞아 이 가르침을 사무치게 아시는 분은 선자리나 앉은 자리에서도 부처님을 뵐 수 없을 거시니 저마다 발밑틀 살펴볼 일입니다.


스님이 다시 협찬선사께 물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스니은 지금 누구와 말씀을 나눕니까?"


선사가 말했습니다.


"나는 문수아 함께 물 길러 갔고 너는 보현가 꽃 따러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느니라."


나는 문수를 다라 물 길러 가버렸고 너는 보현을 따라 꽃을 다라가버렸는지라 나날이 말하는 너는 너 없이 말하는 너요. 처처에서 드드는 그런 '나'라는 말씀입니다.


말하는 너 마다 보현이요 듣는 나마다 문수이니 눈을 감아도 눈을 더도 부처님 뿐이라는 말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한 번 웃으니 만 가지 작은 웃음 사리지고

한 번 우니 천 가지 작은 울음 자취를 감춥니다.

 

이렇게 웃는 이는 문수의 아들이라 문수와 함께 물 지게질 할 것이요.

이렇게 우는 이는 보현의 딸이라 보현과 더불어 산꽃을 꺾을 것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 2557년 5월

관음사 주지 함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