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7 11:42

부처님 오신 날 말씀

조회 수 1195 추천 수 0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사

 

바깥나들이를 할 때면 우리는 습관처럼 자신의 얼굴과 옷매무새를 거울에 비춰봅니다

그러면서 얼굴에 때가 묻었으면 얼굴을 씻고 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면 단추를 바로 끼웁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 거울속의 얼굴을 씻으려 하고 몸에 입은 옷의 단추가 아니라 

거울 속의 단추를 다시 고쳐 끼우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세월호의 어이없는 참사는 우리를 끝없는 비애와 상실감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한번 피어난 꽃에게는 이런저런 말이 필요 없다.’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비통함이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 속에서 빠져있을 수는 없습니다.

극복해야하고 뚫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가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되새겨야 할 일은 

이런 가능성 또한 아픈 책임감과 반성에서만 분출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무책임과 무반성이 전반적으로 구조화 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저마다 또 다른 세월호에 몸을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세월호에 비민주적인 정치질서, 비민주적인 경제 질서라는 세월호에 통째로 

자신의 삶을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을 삶의 등불로 삼고 진리를 삶의 등불로 삼아라는 부처님 말씀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실감되는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는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이웃들이 반성과 책임감을 되찾아 

행복한 삶을 일구고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수 있게 되기를 부처님 전에 기원 올립니다

그리하여 날카로운 가시가 향기로운 장미꽃을 피우듯 매 순간 부딪히는 

가시 같은 삶의 고통과 모순에서 아름다운 행복의 꽃이 피어나기를 부처님 전에 기원 올립니다.

세월호의 침몰로 목숨을 잃은 꽃같은 영령들과 여러 애혼들이 정토에 왕생하기를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IMG_9903.jpg